삶의 지혜방

[스크랩]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

채수련 2010. 7. 2. 07:38

         

         

       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


       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
        그것은
       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


       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
        순종 의미처럼
        저물어 가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를
        놓지 않는 노을은


       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
        더 아름다워
        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
       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


       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
        빈두레박을
        소리나지 않게 내려


        끝없이
        내 안의 샘물을 길어 올려
       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
        수분이 되어주는 일..


        아름답게 늙어 간다는 것..


        불쑥불쑥 튀어나오는
        욕망의 가지를
       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


        혈관의 동파에도
       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
        메마른 우리들의 마음 밭에
        단비가 되어주는 일...


        그리하여
        너 혹은
       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


        가끔은
        나를 버려
        우리를 사랑하는 일


        추하지 않게
        주름을 보태어 가는 일.


        하루하루의
        소중함을 모르고
       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....


        (좋은 글)

출처 : 비너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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